03/01/2024
[End to And]
지난 4년간 담당했던 프레시지(Fresheasy)의 경영진 역할을 내려놓고, 2024년부터 법무법인 마스트 - MAST Law & Consulting의 Full-time Lawyer로 복귀합니다.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고 싶어서 저희 로펌을 만든지 9년이 되었습니다. 스타트업 산업이 웅클대며 떠오르던 시절부터 유동성이 절정에 이르고 옥석가리기에 접어든 지금까지 한 싸이클을 온전히 경험하였는데요.
Food/HMR, Robot, Mobility, AI, E-Commerce, Fintech/Payment, K-POP/Contents/Entertainment, Platform, Healthcare, Blockchain & Crypto, VR/AR, O2O, 제조업 등등 정말 다양한 산업군에 있는 비상장/상장회사들 그리고 투자회사들과 일하며 많이 배우고, 성장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Legal Advisory라는 제3자적 관점에서 다양한 산업의 회사들과 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갈증을 느끼고, "로켓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경영과 조직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변호사를 넘어 창업자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 "경험은 최고의 스승이다"라는 생각으로, 사업 초기부터 저희 로펌이 담당하던 프레시지의 경영진(CLO)으로 조인하게 되었습니다.
4년 중 초반부 2년은 프레시지가 지속적인 투자를 받으며 미친듯이 성장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첫 1년동안 적응하고 일하기도 바뻤는데 준법경영실장, 경영지원그룹장, 기획조정실장으로 순차적으로 직책이 바뀌면서 HQ의 업무 중 전략과 재무를 제외한 기업지배구조/주주대응/투자와 M&A/준법경영/노무/인사/기업문화/식품안전 등의 영역을 담당하게 되었고, 높은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였습니다.
아마 대표님께서는 초기부터 "복잡한 일은 당신이 다 담당해야지?"라는 큰 그림을 가지셨던 거 같은데, 미숙한 제가 잘 몰랐던 거 같아, 인재활용과 경영전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죠.
후반부 2년은 홍콩계 사모펀드와의 Buy-out M&A와 4건의 Bolt-on M&A/PMI/대규모 구조조정과 경영효율화/프로세스 정립과 프로젝트 관리/각종 분쟁대응/지배구조개선/사모펀드 대응업무에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소수 정예 구조의 로펌 경영을 해봤지만 연결기준 5,000억 매출에 계열사 임직원 포함 1,000여명(구조조정 전 기준)에 가까운 회사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느라 정형화된 체계가 없는 스타트업의 오퍼레이션은 전혀 다른 차원이었습니다.
특히, 수많은 투자유치와 Bolt-on M&A의 결과물인 다수의 기관/개인이 포함된 복잡한 주주구성과, 개성이 다른 수많은 임직원들,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제조업/유통업을 모두 영위하는 복잡한 비지니스 구조까지 삼위일체가 되니 요구되는 오퍼레이션 수준은 스타트업 레벨에서는 정말 경험하기 힘든 난이도였습니다. 본사와 계열사, HQ와 사업부, 대주주와 소수주주, FI와 SI, 수많은 거래처와 분쟁당사자 등 정말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다양한 수준의 일들을 논의하고, 검토하고, 의사결정하고, 실행하면서 기업가치 1천억부터 1조에 이르는기업의 성장과정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에 대해 End to End로 수행하였습니다.
창업자들과 일하고 싶어서 스타트업에 합류하였고,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실제로 경험해보니, 힘들게 노력한만큼 배우고 또 성장하였던 거 같아, 참 정직하고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저희 로펌 클라이언트들도 잘 챙겨야 하니, 주간에는 프레시지 업무를 하고, 야간과 주말에는 로펌 업무를 하면서 거의 일만하면서 지냈는데요.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고 지난 4년간 건강이 안 좋아졌고, 전반적인 체력도 많이 떨어진 걸 느낍니다. 직접 느껴보니 체력관리와 건강 그리고 운동이 가장 중요하더라구요.
2023년까지 프레시지와 함께하며 어깨에 올려놓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2024년부터는 프레시지의 법률고문을 담당하게 되어 새로운 방식으로 동행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유통업 전반이 쉽지 않지만, 밀키트로 복잡한 요리를 간편하고 빠르게 혁신한 프레시지가 멋진 모습으로 턴어라운드하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2024년부터는 로펌의 대표이자 변호사로서 더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창업가들과 만나고, 좋을 때나 슬플 때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스타트업의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